2025년 현재 도시농업은 더 이상 ‘흙과 밭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니다.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도시농업은 베란다, 옥상, 건물 외벽, 실내, 컨테이너, 학교, 심지어 지하 공간에까지 침투하며
일상의 공간을 생산의 공간으로 바꾸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 기술과 수경재배 시스템의 확산으로 인해,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했던 장소에서 작물이 자라고, 그 작물이 도시민의 식탁 위에 오르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도시 공간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도시농업 사례들을 공간별로 정리하여,
그 가능성과 장단점, 그리고 우리가 도시농업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지를
4가지 범주로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옥상 농장: 도시 속 하늘 아래 생명이 자라는 공간
가장 널리 알려진 도시농업 공간은 단연 ‘옥상’이다.
옥상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비교적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어
도시농업 초창기부터 활용되어 온 대표 공간이다.
서울시 강동구의 한 공공기관은 청사 옥상에 200㎡ 규모의 공동 텃밭을 조성해
주민과 직원을 대상으로 공동 경작을 운영 중이다.
상추, 가지, 방울토마토뿐 아니라 허브류와 식용꽃까지
다양한 작물을 수경재배 또는 토경 방식으로 기르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그늘막과 자동급수 시스템이 설치되어 전천후 도시농업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옥상농업은 개인 아파트 단지에서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옥상형 모듈 텃밭이나 미니 온실을 조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일부 신축 아파트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옥상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단점으로는 강풍과 구조물 하중 문제, 접근성의 제한이 있지만,
이러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시공업체가 경량형 모듈, 자동화 스마트팜 장비로 해결하고 있어
2025년 현재 옥상농업은 도시농업의 핵심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내와 베란다: 가장 쉽게 시작하는 ‘내 집 안의 농장’
도시농업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계기는 바로 실내형 스마트팜과 베란다 수경재배 키트의 등장이다.
실내는 기후 영향을 받지 않고, 설치가 간편하며 관리 난이도가 낮아
1인 가구와 초보자에게 가장 적합한 도시농업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30대 직장인은 1평 남짓한 베란다 공간에 스마트팜 키트를 설치해
상추, 청경채, 루꼴라 등을 주기적으로 수확하며 주당 약 2~3회 식사에 활용 가능한 채소를 자급하고 있다.
그는 “마트에 가지 않고도 내 채소를 먹는다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한다.
또한, 실내형 농업은 단순히 자급 목적을 넘어서 인테리어, 공기정화, 정서 회복 효과까지 제공한다.
최근에는 카페, 학원, 코워킹스페이스 등 다양한 상업공간에서도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있다.
이처럼 실내 공간은 작지만 지속 가능성이 높은 농업 플랫폼으로,
도시농업의 진입 장벽을 가장 낮추는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컨테이너 농장: 도시의 사각지대를 바꾸는 신개념 농업
최근 몇 년간 가장 주목받는 도시농업 모델 중 하나는 바로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시스템이다.
주차장 한 켠, 유휴 부지, 창고 옆, 공장 후면 등의 도시 속 사각지대에 설치된 컨테이너 내부를 온전한 농장으로 만드는 모델이다.
대표 사례로 경기도 성남시는 버려진 공터에 20ft 크기의 컨테이너를 개조해
LED 조명, 온습도 조절기, AI 자동화 시스템이 탑재된 수직형 농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바질, 딜, 민트 등 허브류를 재배해 지역 로컬카페와 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모듈형 스마트팜은 설치 후 즉시 작물 재배가 가능하며,
지하철역 부근, 주차장 위, 버스정류장 후면 등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죽은 공간을 농업 자원으로 바꾸는
도시재생 효과까지 함께 주고 있다.
단점은 초기 설치 비용이 1천만 원 이상으로 높지만,
고정 수익이 가능한 B2B 유통 모델과 연결되면 도시농업의 ‘수익형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다.
학교·복지시설·공공기관: 도시농업의 공공 확산 플랫폼
도시농업이 개인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학교, 복지시설, 도서관, 공공기관 등에서의 스마트팜 도입이다.
서울시의 한 초등학교는 교실 내에 스마트팜 키트를 설치해
아이들이 직접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며 생태 감수성과 식생활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작물은 수확 후 학교 급식에 활용되거나, 가정에 가져가 부모와 함께 요리하는 체험으로 이어진다.
또한, 복지관에서는 노인 대상 인지 회복 프로그램으로 스마트팜 재배를 활용해
정서 안정과 사회적 교류 활성화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러한 공공 공간의 도시농업 활용은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것을 넘어
도시 속에서 지속 가능성과 공동체 회복을 실현하는 공간적 모델로 기능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부산, 세종 등 주요 도시에서는
공공건물의 유휴 공간에 스마트팜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도시의 모든 틈새가 농업 공간이 될 수 있다
도시농업은 이제 더 이상 ‘특정 장소’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옥상, 베란다, 실내, 컨테이너, 공공기관까지 도시의 틈새가 바로 생산의 공간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채소를 기른다’는 의미를 넘어,도시의 공간 사용 방식 자체를 바꾸고,
삶의 방식을 전환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도시농업은 ‘장소의 제약’을 뛰어넘고, 기술과 공동체, 디자인이 결합된 형태로
도시를 생태적으로 재설계하는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지나치는 옥상, 빈 창고, 조용한 복도 한 켠이 작은 농장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변화는, 도시의 미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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