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에서 식물을 키울 때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물을 얼마나 줘야 하나요?”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어떤 물을 줘야 할까요?”라는 질문이다.
스마트팜에서 물은 단순한 수분 공급 수단이 아니라,
양액을 희석해 작물에게 영양을 전달하는 통로다.
양액은 작물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 미량 원소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그 농도와 조합은 작물의 종류, 성장 단계,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많은 초보자들이 단순하게 양액을 ‘희석해서 주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너무 연하게 쓰면 영양이 부족하고,
너무 진하게 쓰면 뿌리가 타서 작물이 죽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작물별 양액 농도 설정의 이유, 기준 농도 차이,
희석 비율 계산법과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까지 설명하도록 한다.
스마트팜 작물마다 필요한 영양 농도가 다르다
모든 작물이 같은 양의 양분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작물이 자라는 방식, 잎의 두께, 뿌리의 구조, 성장 속도 등에 따라
양액 농도의 적정 기준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 상추는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고, 뿌리가 예민해서
연한 농도(EC 0.8~1.2)가 적합하다. - 바질은 잎이 두껍고 생장이 빠르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농도(EC 1.2~1.6)가 유리하다. - 방울토마토, 고추 같은 열매 작물은
개화 전후에 높은 영양 농도(EC 2.0 이상)를 요구한다.
EC(Electrical Conductivity, 전기전도도)는
양액 내에 용해된 염분 농도를 측정하는 단위다.
쉽게 말해 EC 값이 높을수록 농도가 진한 양액이다.
중요한 점은
작물마다 최적의 EC 범위가 있다는 것이며,
그 범위를 벗어나면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긴다.
스마트팜 작물별 양액 희석 비율과 적용 방법
스마트팜 사용자라면 누구나 양액을 ‘희석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어떤 비율로, 어떤 방식으로 희석하느냐에 따라
작물의 생장 속도와 품질에 큰 차이가 생긴다.
보통 양액 제품에는 “500배 희석”, “1000배 희석”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이 뜻은 물 1리터에 양액을 몇 밀리리터 넣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 1000배 희석 = 물 1L에 양액 1mL
- 500배 희석 = 물 1L에 양액 2mL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품마다 기본 농도가 다르고, 작물마다 적정 EC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희석비만 보고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작물에 맞는 EC 기준을 확인한 뒤 희석한 양액의 EC를 측정기로 측정하고
부족하거나 높으면 희석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 상추에 1.6 EC 이상의 양액을 주면 뿌리 끝이 타 들어간다.
- 방울토마토에 0.8 EC의 연한 양액을 주면 꽃이 피지 않고 성장 정체가 온다.
양액은 그냥 영양제 개념이 아니라
작물의 ‘생리 조건’을 조율하는 생장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희석 비율을 키우는 작물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필수다.
스마트팜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양액 실수 4가지
양액은 스마트팜 운영에서 핵심이지만,
가장 많은 오류가 발생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제품 라벨의 설명이나 커뮤니티 정보를 그대로 따라 하다가
오히려 작물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초보자가 자주 하는 양액 실수 4가지다:
- 제품마다 다른 희석비를 동일하게 적용
- A사 양액은 1000배, B사는 500배인데 구분 없이 사용
- 결과: 농도 과잉 혹은 영양 부족
- 양액을 섞고 오래 보관
- 일부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 침전되거나 산화
- 3일 이상 방치된 양액은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 양액을 물 주듯 자주 공급
- 양액은 일주일에 1~2회 정도가 적절
- 매일 급수 시 뿌리 흡수 부담으로 병해 가능성 증가
- EC 미측정
- EC 측정기를 사용하지 않고 감으로 조절
- 작물 상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늦은 대응이 될 수 있다
이 실수들은 모두
“양액은 그냥 영양 보충용”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실제로는 양액이 직접적으로 생장 속도, 품질, 수확량을 결정짓는 요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마트팜 작물도 식성이 다르다, 양액은 그 식단표다
스마트팜에서 작물을 키운다는 것은
단지 자동으로 물을 주는 게 아니라
작물마다 필요한 영양소를
‘정확한 농도’와 ‘정확한 시점’에 제공하는 일이다.
양액 농도는 작물의 특성, 환경 조건, 생장 단계에 따라 다르게 설정되어야 하며,
이해 없이 적용할 경우에는 예상보다 훨씬 큰 생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오늘부터는 양액을 단순한 ‘영양제’가 아니라
작물의 식단과 건강을 책임지는 핵심 재배 기술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작물별 기준을 숙지하고, EC 측정과 희석 조절을 습관화한다면
스마트팜 운영에서 실패 확률은 확실히 줄어들게 된다.